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10주년 기념 홈페이지

10년을 밝히는 조합원의 기억 

 조합원 이야기마당 후기 

이야기마당 후기를 모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어느 여름, 도서관에서

살림
2022-08-16
조회수 388


어느 여름, 도서관에서



(막이 오르면 작은 서가에서 책 한 권이 튀어 나와 무대 중앙에 앉아 있는 책에게 다가간다.)


초인적힘의비밀    안녕? 또 만났네?


질병과함께춤을    어? 너도 또 이 방으로 왔네? 넌 원래 여기 자주 왔니?


초인적힘의비밀    아니, 난 작년에 도서관에 들어왔는데 이런 데가 있는 줄도 몰랐어. 


(책들이 서가에서 차례차례 튀어나온다.)


나는친절한죽음을원한다    나도 나도. 난 오자마자 바로 대출 되었다가 여기로 왔어. 여긴 뭐 하는 방이야?


무릎딱지    안녕? 여기는 대출 중에 예약된 책이 모이는 곳이야. 원래 우리 서가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 있다가 예약자가 오면 바로 다시 나가게 돼. 난 몇 번 왔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왔어.


미쳐있고괴상하며오만하고똑똑한여자들   그렇구나, 난 원래 내 서가가 어딘지도 몰라.  나도 도서관에 오자마자 전시대에 잠깐 놓였는데 바로 대출이라고 나갔거든. 


장수탕선녀님    안녕? 역시 여긴 2022년생이 많구나. 난 작가님이 부지런히 새 책을 내서 최근엔 서가에서 여유있게 지내고 있었는데 이번 전시 때문에 다시 바빠졌어. 오랜만에 나다니니까 피곤해서 이젠 좀 원래 서가로 가고 싶은데 또 나가야 하나 보네.


달러구트꿈백화점    잠깐!! 그렇지 않아도 너무 궁금했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여긴 원래 베스트셀러들만 모이는 곳인데, 참, 내 소개 따로 안 해도 되지? 나, 2년 연속 대출 1위. 근데 너희는 베스트셀러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여기 어떻게 왔어? 아, 잘난 척 하는 것 같이 들렸으면 미안. 그런 게 아니라 진짜 궁금해서 그래. 새 친구들이 반갑기도 하고!


왕진가방속의페미니즘    안녕? 내가 대답해줄게. 난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의사 무영의 이야기야. 


미쳐있고괴상하며오만하고똑똑한여자들   이름이 나만큼 기네. 아, 말 끊어서 미안.


왕진가방속의페미니즘    괜찮아. 어차피 다들 줄여서 살림이라고 하는 걸 뭐. 하여간, 살림이 올해 10주년이거든. 7월 한 달 동안 여기 구산동도서관마을에서 10주년을 기념해서 ‘살림이 사랑한 문장’ 타이포그래피와 북큐레이션 전시를 했어.  


7075ca21dfeaa.png


전천당    아! 1층 도서관 창가에 전시되어 있던 멋진 문구들이 그거였구나! 반가워 언니들! 그렇지 않아도 요즘 못 보던 언니들이 자주 왔다 갔다 해서 우리 아동서들이 얼마나 궁금했다구! 엉덩이탐정이 나서서 알아보겠다고 하는 걸 워워~~하고 있던 중이야. (속삭인다) 걔가 나대다 사고라도 치면 우리 아동서 전체의 망신이니까 말이야.


불편한편의점    하하하. 그랬었구나. 안녕? 나도 오다 가다 너희들이 멋진 문장 판넬 사이에 있는 걸 봤어.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다면 협동조합이 아니다’라는 문장이 제일 좋았어. 나도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에 감동을 찾아내는 이야기니까!


2a4188edb8999.png

 


새벽세시의몸들에게    맞아. 살림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특별한 역사를 만들어 냈는데, 지난 10년 간 나누어왔던 가치를 담은 문장을 멋지게 디자인해서 전시하고, 살림이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큐레이션했던 거야.


새파란돌봄    전시 덕분에 분류 번호가 떨어져 있어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 


c49119d4834b4.png


다른의료는가능하다    맞아 맞아! 솔직히 나는 전시 끝나고 다시 내 서가로 돌아가는 게 싫어졌을 정도야. 몰랐었는데 이번 전시 때문에 알게 되었어. 나랑 마음이 맞는 친구들은 300번대 서가에 더 많다는 걸! 왕진가방속의페미니즘아, 너도 솔직히 그런 생각 들었지?


왕진가방속의페미니즘    아니! 난 500번대 서가에 동지를 늘릴 거야! 분발하자구 기술과학!


의사는왜여자의말을믿지않는가     맞아 그래야 해! 완전 응원해!! 


젊고아픈여자들    근데 전시가 끝났다던데? 아쉽다. 우리 또 흩어져야 해? 나야말로 500번대 애들이랑 할 말이 많다고. 300번 애들한테 아무리 공감받으면 뭐하냐. 나 어떻게 그쪽으로 갈 방법 없을까?


평등해야건강하다    나처럼 도서관에 들어 온 지 10년 만에 예약도서가 되어 보는 게 처음이면 500이건 300이건 상관없어… 사람들이랑 가까운 데 있는 게 중요하지. 근데 전시가 끝났다니 정말 아쉽다…


왕진가방속의페미니즘    아쉬워 하지 마. 전시랑 큐레이션이 너무 좋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살림10주년’ 홈페이지 ‘살림 전시관’에서 온라인 전시를 열었어. 우릴 다 소개하고 있어! 그걸 보고 계속 우릴 찾을 거야! 


근육이튼튼한여자가되고싶어    우아! 그럼 우리 자매들 살림 전시관 덕에 스테디셀러 되는 거야? 자자, 다들 책날개에 힘 빡 주고 화이팅하자!


초인적힘의비밀  내일은체력왕  마녀체력   (함께)화이팅!


898572704bce4.png



왕진가방속의페미니즘   그래 그래. 이제 우리 여기서 종종 얼굴 보게 될 거야. 어! 누가 들어온다! 


(책들이 후다닥 서가 속으로 들어간다. 사서가 들어온다. 서가를 둘러보다가 왕진가방속의페미니즘을 안고 밖으로 나간다.) 


암전. 막 내림.




* 본 극본은 책들이 전해 준 후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책들의 기억과 실제 구산동도서관마을의 대출현황, 순위, 수서시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등장했던 책들과 대출중이라 등장하지 못했던 책들이 궁금하다면 '살림 전시관'으로 오세요! 지금바로클릭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