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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합원 이야기마당 후기 

이야기마당 후기를 모아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제이야기마당] 여성주의 명장면을 찾아서

김정희(로우)
2022-06-18
조회수 272


  • 모임명 : 여성주의 이야기마당  "여성주의는 살림 어디에나 있어! <여성주의 명장면을 찾아서>"

  • 일시: 2022년 6월 12일(일) 오후2

  • 장소: 역촌살림 3층 (역촌동 50-50)


  • 살림에는 여성주의가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다던데, 정말일까? 그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만난 여러 제보자을 만나 엄선한 여성주의 명장면을 우리 살림의 전문(?) 사회자로 등극한 이세원(레이),최이슬기(니나) 조합원과 함께 이야기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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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님이 아니라 보호자님
    “차별에 반대하며 평당한 사회에 기여하는 일차의료를 추구합니다“라는 바람 조합원님의 제보와 함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동거인과 함께 병원을 찾을 때면 무슨 관계인지 꼬치꼬치 캐물어 불편했던 경험이 있었는데, 살림에서는 법적 가족 여부를 상관하지 않고 보호자님으로 불러주는 것에 안정감이 들었다는 경험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아이의 보호자도 어머님, 아버님으로 칭하지 않고 보호자님으로 부르는 살림의 데스크는 그냥 탄생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장애를 가진 내원환자의 응대시 활동보조인과 먼저 대화하지 않고 환자 본인에게 먼저 응대를 한 후 동의를 받아 활동보조인과 대화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살림함에 접수되었습니다. 소통과참여위원회(이하 소참위)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를 하여 데스크 응대 매뉴얼에 장애를 가진 내원환자의 응대방법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역량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매뉴얼을 만들어 살림의 가치를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한걸음씩 나가가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양한 강의로 소수의 다양한 사람들과 잘 살아가기 위한 공부를 하기도 하고, HIV 감염인, 트랜스젠더 진료를 하면서 경험이 없지만 평등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들이 지금의 살림의원 진료실이 되었다는 것에 다시금 놀라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참여의 위계 만들지 않기 “살림 아너스 클럽”
    살림에는 VIP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VIP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한명도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해요. 매년 진행하는 살림 총회에서는 외부손님의 인사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여는 외부 손님이 아니라 조합원 한사람 한사람의 기여이기 때문입니다. 혁신의원 개원식 때의 일화인데요, 마지막 기여의 감사를 작성한 PPT를 보던 한 조합원이 “아이스아메리카노 2잔 000조합원님”이라는 글귀를 보고 나도 기억이 안나는데 하며 웃으며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기여한 사람은 잊더라도 살림은 기록하고 드러내며 감사한다는 것이 매우 드러나는 일화가 아닐 수 없지요?
    또 살림의 노동의협동의 전신인 좋아랑이 있는데요. 조합원의 노동을 일회성의 그림자노동에 그치게 하지 않고 이를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아너스 클럽으로서의 명예를 부여하여 좋아랑 100시간 클럽이 탄생하였답니다. 이번에 무려 노동의협동 400시간을 달성한 차익수(차없수) 조합원의 깨알같은 노동의협동 시간 만들기 꿀팁을 들어볼 수 있었어요. '백신 접종 서포터' 참여가 아주 큰 역할을 했다지요.
     
    노동의 협동 “청소 직무 분석”
    무려 10년전 적어두었던 글귀가 사실은 여성주의와 닿아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채훈병(잡부) 조합원은 소통과참여위원회(이하 소참위)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에어컨에서 '이게뭐지'하며 제보지를 찾으며 등장하였지요. 저는 에어컨에 뭔가 문제가 있나는? 라고 순간 생각했어요. (저만 속은 건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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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청소에 처음 참여해서 역할 나눔을 할 때, 에어컨 청소는 뭔가 기술이 필요할 것만 같고, 에어컨이 천장에 달려있기 때문에 키가 작은 사람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지레 생각해버려 선뜻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소참위에서는 누구든 어디든 청소할 수 있도록 청소매뉴얼을 만들었고, 에어컨 청소는 키가 큰 사람이 아니라 누구든지 사다리에 올라갈 수 만 있다면 해볼 수 있는 청소라는 것을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최근 진행한 사계절 대청소 이야기마당에서는 처음으로 대청소에 참여한 조합원이 에어컨 청소를 경험하고 내년에 또 “에어컨 청소하러 올게요”라며 다짐해주셨다는 후문이 있습니다.(자세한 이야기는 사계절 대청소 이야기마당 후기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그리고, 코로나로 살림의원의 대청소가 지연되면서 에어컨 컨디션이 안좋아졌다는 제보를 받아 조만간 "에어컨 특공대"가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직도 에어컨 청소 안해보신 분은 한 번 도전해보시길 바랄게요.
    살림10원칙 올림픽 준비 및 철수를 했을 때 많은 조합원들이 노동의협동에 참여해주셨는데, 개인의 성별, 체격이 아닌 협동의 힘을 모아 커다란 천막은 설치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가 비슷한 힘을 동시에 사용해야 천막이 잘 펴질수 있다는 경험은 한사람의 뛰어난 역량에 기대지 않고 “우리”라는 협동의 힘을 강조하는 살림과 닿아있는 지점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몸 “몸이 고맙고, 자유롭고 다양한 곳”
    엽서로 제보 사연이 도착하였습니다.
     
    소모임 “가장 느린 걸음에 맞춰”
    기상악화로 울릉도에 갇혀있다 극적으로 탈출해 오늘 이야기마당에 참여할 수 있었다는 안원숙(웃자) 조합원은 엄청난 크기의 등산 가방에서 제보지를 꺼내며 등장하였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며 함께 건강해지는 등산 소모임 오투는 신입 조합원의 참여가 많았던 만큼 수 많았던 경험을 나누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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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모임에는 처음 등산을 가보는 조합원과 전문 산악인에 버금가는 조합원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데요. 걷는 속도도 가지고 있는 장비도 모두 다르기에 산행을 하기에 쉬운 조합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오투는 매주 1회의 꾸준한 산행을 진행하면서 속도를 맞춰갈 수 있었습니다.
    처음 오투 산행에 참여한 조합원의 일화를 들려주었습니다. 산길을 다람쥐처럼 재빠르게 잘 오르던 조합원이 능선의 바위길을 만나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소공포증이었는데요, 가파르고 아찔하게 느껴지는 바위길을 도무지 지날 수 없었던 것이었죠.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래도 함께 하면 해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모두의 논의 끝에 바위길은 지나지 않고 하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산 후 진행한 뒷풀이 자리에서 사실 나도 조금 겁이났는데 하산을 하게되어 내심 안심이었다는 다른 조합원의 이야기가 덧붙여지면서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위한 노력이 오투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산행에 필요한 공동의 짐을 나누어 들고, 능력이 된다면 내가 좀 더 수고하는 피리 조합원의 커다란 가방, 산에서 촬영한 많은 사진들은 그간 오투의 역사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오투는 참지 않지! 어떠한 상황에 부딪혀도 참지 않는(사실은 그러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는) 오투 소모임의 고군분투는 이 날도 계속되고 있었답니다. (이 날 오투 등산일정이 있어 소모임원들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슬픈 이야기..ㅠ)
     
    간식의 여성주의
    최근 진행한 10기 여성주의학교에서 비건 간식을 준비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교육나눔위원회(이하 교나위)에 토론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교나위는 어떤 사안도 끝까지 논의하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회의 시간이 마구마구 길어지는 소리가 들리시나요?) 비건 간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건"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팜유는 식물성 기름이지만 열대 숲을 훼손하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으니 제외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이야기까지 등장하였습니다. 긴 시간의 논의 끝에 이번 여성주의학교에서는 비건 간식을 준비하기로 하였고, 이사회에서도 논의되어 간식비가 상향조정 되었습니다. 비건 간식은 좀 더 비싸거든요. 그리고 여성주의학교 마지막 발표날, 저녁식사로 김밥을 준비하기로 했는데 김밥만 먹기엔 목이 막히지 않을까 따듯한 국물을 함께 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쏘아올림과 함께 또 다시 어마어마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수많은 후보가 등장했지만 갖가지 이유로 탈락하게 되고, 선택된 것은 "작두콩차". 그리고 역시나 교나위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지요. 우리가 비건 간식에 대해 좀 더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교나위 회의 함께 공부하기 시간에 전문가(부추 조합원)를 초청하여 강의를 듣는 시간도 마련했답니다. 비건 간식을 위한 노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살림의 여성주의 명장면은?
    이야기마당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각자 생각하는 한 장면을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의 장면을 모아 동영상으로 보니 어딘가 뭉클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세계관
    살림의 여성주의 세계관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장면이었습니다. 금색 보자기에 소중하게 담긴 물품이 등장하였는데요. 사회자가 하얀장갑을 끼고 소중하게 열어본 그것은 총회 자료집과 10원칙 선포집 이었습니다. 살림은 2012년 창립의 정관 전문에 “여성주의자”를 맨 앞줄에 기재하였고, 2020년에는 급기야 ‘여성주의를 지향하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을 표방하며 살림10원칙을 선포한 엄청난(?) 세계관을 볼 수 있었는데요. 다짐의 벽에 대의원 워크숍에 살림 의료기관 벽에 여성주의학교 그라운드룰에 10원칙 작은교육 약속에 살림조합원의 약속에 그 어디에서든지 여성주의 세계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창립정신이 무려 여성주의 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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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우리의 자랑 살림의 여성학 전문이사인 전희경(시타) 조합원의 등장으로 장내가 달아올랐습니다. 살림의 여성주의가 논의되는 장에는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했던 역사적 인물이지요. (기록의 왕이기도 합니다)
     
    이어서 숫자로 보는 살림의 여성주의는 모이면 거대해진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어요. 노동의협동 시간이 .5로 끝나는 철저한 시간 관리에 모두 혀를 내둘렀습니다. 이렇게까지 철저하다니!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여성주의의료생협(준비모임)으로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여성주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써왔습니다. 우리는 여성주의를 보다 잘 지켜가고 드러내기 위해 전 세계 협동조합이 공유하는 <ICA 협동조합 7원칙>에 더하여 약자우선과 다양성 존중(8원칙), 적정의료와 건강증진활동(9원칙), 호혜적 돌봄(10원칙)을 포함한 10원칙을 선포하였습니다. 그리고 조합원의 일상 활동속에서 10원칙을 준수하는 조직문화가 지켜질 수 있도록 조합원의 약속을 만들었습니다. 살림의 10년 곳곳에 묻어나는 여성주의는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매 순간 부딪히고 ‘쉬워서 하는게 아니라 필요해서 하는거야’라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행해 온 하나하나의 결과가 모여진 것이지요. 지금 이 순간에도 살림의 여성주의가 어디에나 존재하고, 앞으로의 살림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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